▽ 코로나에 언택트 차량 판매 증가세
▽ 직접 주문해보니 '차알못'은 어려워
▽ 결국 대리점행…비대면엔 할인이 없다
[편집자 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최근 자동차 업계에 비대면 열풍이 불고 있다. 신차 발표회와 모터쇼가 온라인에서 열리고 인터넷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에서는 차량 견적을 제공한다. 홈쇼핑과 포털에서 자동차를 주문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상담과 정비 등 사후관리까지 비대면으로 제공하겠다는 업체들이 증가하는 추세다.하지만 자동차 온라인 매매·관리는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 모두에게 어려운 도전이다. 가격이 수천만~수억원에 이르는데다 옵션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소비자 입장에선 몸을 맡길 차량을 체험 없이 사야 된다는 부담이 만많지 않다. '언텍트 차량 판매'는 소비자들을 새로운 영역으로 이끌만한 매력과 인프라를 얼마나 갖췄을까. 한경닷컴 인턴기자 장덕진, 김기운, 김수현 3인방과 3회에 걸쳐 분석해본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국내에서 온라인으로만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다. / 사진=로이터
비대면 구매 채널 확충에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앞서나갔다. 볼보, 테슬라 등 해외 기업들은 비대면 구매를 중요한 판매 채널로 인식하고 일찌감치 온라인 판매에 나섰다. 볼보는 지난해 4월 모든 구매 과정을 온라인에서 완료할 수 있는 '볼보 온라인'을 출시했다. 테슬라도 지난해 2월 오프라인 매장을 닫고 온라인에서만 자동차 판매를 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 판매만 하고 있는 테슬라코리아는 코로나19가 확산된 올 상반기 7080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지난 2016년 온라인 비대면 청약 플랫폼을 출시하며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였던 르노삼성차도 빼놓을 수 없다. 르노삼성은 전용 마이크로사이트를 통해 올해 선보인 신차 XM3의 비대면 청약을 접수했다. 그 결과 르노삼성은 지난 5월까지 판매된 XM3 1만6922대 가운데 13%에 해당하는 2200여대 판매고를 온라인에서 쌓았다고 밝혔다.
비대면 온라인 판매는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컨설팅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은 온라인 자동차 시장이 2025년까지 45억 달러(약 4조65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최대 자동차 판매 체인 오토네이션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최근 판매 중 45%가 온라인에서 이루어진다'고 밝힌 바 있다. 삼일회계법인 역시 지난 7월 '자동차 산업'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판매 채널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가야할 길'이라고 지적했다.
르노삼성 e-쇼룸에서는 원하는 색상의 차량을 다양한 각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르노삼성 e-쇼룸
기자가 르노삼성의 온라인 판매 채널 'e-쇼룸'을 직접 체험해봤다.
현재 e-쇼룸에서 선택 가능한 차종은 SM6, QM6, XM3, SM3 4종이다. XM3를 고르고 6개 세부 모델 가운데 TCe 260 RE 시그니처 모델을 선택했다. 그 다음에는 취향에 따라 차량의 색, 내부 인테리어 등을 선택하며 '내 차'를 만들었다. 선택을 마치차 360도 회전 가능한 VR화면을 통해 선택 색상이 적용된 차량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줬다.
이후 악세서리와 옵션을 선택하는 단계에서 문제에 봉착했다. 악세서리와 옵션은 고정된 이미지로 설명되어 있는데, 적용하지 않았을 때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기 힘들었다. 옵션 기능도 짧게 설명돼 자동차를 잘 모르는 소비자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리어 스포일러', '일루미네이팅 키킹클레이트', '크롬바이저' 등 '차알못'에게 외계어로 다가오는 단어들을 해석해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VR화면이 적용되지 않는 옵션 선택 화면. 사진=르노삼성 e-쇼룸
처음 체험해본 언택트 구매는 장단점이 뚜렸했다. 다양한 색상, 옵션, 차종을 간편하게 선택해 견적을 산출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발품을 판다면 지점마다 보유한 차량과 색상 등이 다르기에 충분히 비교하기 어렵다. 책상 앞에서 모든 색상의 차량을 살펴볼 수 있고 상담과 견적 산출에 드는 시간과 수고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대리점을 방문해 실물 차량을 보고 설명을 들은 후에야 옵션과 액세서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사진=장덕진 인턴기자
e-쇼룸에서 연결해준 인근 대리점을 방문하니 전문 딜러와 대화를 나누고 질문을 주고 받으며 차량에 대해 궁금한 부분을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대리점 관계자는 "차를 구매하러 오시는 고객 10명 중 2명 정도 온라인을 통해 알아보다가 직접 방문하는 경우"라면서 "온라인으로 차종을 선택, 견적을 받고 오신 경우에도 상담을 하다가 차종을 바꾸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가격 또한 비대면 구매와 대면 구매를 가르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e-쇼룸에서 산출된 견적에는 각종 할인 혜택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각 지점별로 별도로 제공하는 수십만원~수백만원 할인 혜택도 따로 온라인 비대면 주문에선 확인할 수 없다.
결국 처음부터 대리점을 통해서 차를 사야 현재로선 할인까지 챙겨 가장 저렴하게 차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엔 변함이 없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 장덕진 한경닷컴 인턴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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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5, 2020 at 08:03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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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없는 '자동차 온라인 주문'…가격 수백만원 차이난다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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