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커밍아웃' 비판 글에 지지 댓글 300개 넘어
추 장관은 지난달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 검사를 겨냥해 "좋다. 이렇게 커밍아웃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라는 글을 올렸다. 추 장관은 전날에도 이 검사를 비판한 글을 공유하며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라며 압박을 이어갔다. 상당수 검사는 댓글에서 추 장관이 사용한 '커밍아웃'이란 표현을 사용하며 최 검사와 이 검사를 지지했다.
전체 검사 수가 2000여명이라 점을 감안하면 10% 이상이 댓글을 달았다. 한 검사장급 간부는 "평검사들의 분노가 임계점에 다다랐다고 본다"며 "공직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키기 위해 제 의견을 잘 내지 않는 조직의 특성을 감안하면 10%의 커밍아웃은 일선 검사 대부분이 반발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형사·공판부의 평검사들조차 현 법무부의 각종 조치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면 장관 스스로가 역할에 충실한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검사들의 집단 행동에 대해 '디지털 연판장'을 통한 의사 표시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명 댓글을 단 한 검사는 "지난 추 장관의 인사에서 검찰 내부망에 비판적인 글을 올린 검사는 모조리 좌천됐다"며 "과거 검사들의 서명을 담은 연판장이 디지털 형태로 바뀐 것일 뿐 검사들이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잘못된 점을 지적하겠다는 의지는 과거와 같다"고 말했다.
추 장관이 최근 잇따라 내놓은 감찰 지시에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하면 돼)' 식 결과가 나오면 검사들의 반발이 더 적극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검찰 간부는 "억지춘향식 감찰 결과가 나오면 검사들의 반발이 지금보다 더 거세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말까지 사건과 씨름하는 검사들에도 적폐 낙인"
한 평검사는 "주말까지 사건과 씨름하는 검사들을 어떤 이유로 적폐로 낙인찍고, 개혁 대상이라고 구분 짓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토로했다. 현직 부장검사는 "장관의 보복이 실제 이뤄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크다"며 "선배 검사들은 평검사에 대한 보복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는 처절한 마음으로 '커밍아웃'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내 편 아니면 개혁 대상' 메시지에 반발"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 검찰 내부망에 "검찰도 자성이 필요하다"며 올린 글에 달린 댓글에서 일선 검사들의 평소 생각을 읽을 수 있다. 한 검사는 "지속적인 검찰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에 적극 동감한다"면서 "다만 혼자만 자성하고 나머지 검찰 구성원들은 자성하지 않는다는 듯한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댓글을 달았다.
강광우·정유진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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