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추경으로 집중호우 피해 극복해야"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가 전국에서 발생하면서, 대한민국 역사상 두번째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예산 당국 수장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예비비가 확보돼 있고, 수해 복구를 위한 재정은 내년 예산에 포함해도 된다"라며 4차 추경 편성에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에서는 수해 극복을 위한 추경 편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온다.
정부 안팎에서는 결국 4차 추경을 편성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피해를 극복하기 위해 편성해뒀던 예비비를 이미 많이 소진한 상태인데, 비 피해 규모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공식 피해 조사를 진행 중인 각 지방자치단체들 가운데서는 역대 자연재해 중 피해 규모가 최대치(전북도)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앞서 긴급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을 주장하는 여당에 하위 70%만 지급하자고 했던 홍 부총리가 백기를 든 전례가 있어, 4차 추경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만약 4차 추경이 편성된다면, 이는 5·16 군사정변이 있었던 1961년 이후 60년만에 처음이다.
홍 부총리는 지난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4차 추경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피해 복구에 필요한 재정은 이미 예산에 반영된 예비비를 집행하거나, 내년 예산안에 편성하는 방법으로 충당하겠다는 의미다. 기재부 관계자도 "현재로서는 4차 추경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현재 편성돼 있는 재원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재정 소요가 많아, 남은 예비비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홍 부총리는 "1조9000억원의 목적예비비, 7000억원의 일반예비비를 합쳐 2조6000억원이 확보돼 있다"면서도 이를 전부 집중 호우 대책비로 쓸 수는 없다고 말했다. 마스크, 고용 안정, 긴급방역, 치료비 지원 등 돈 들어갈 곳이 많기 때문이다.
호우로 인한 전국적인 공식 피해 조사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피해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북도는 이번 집중호우 피해 규모가 역대 자연재해 중 최대치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충남도는 지난달 23일부터 계속된 집중 호우에 10일 오후 4시 기준 1287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제5호 태풍 ‘장미’가 한반도 방향으로 북상할 것이라는 예보가 나와, 집중 호우에 이어 태풍 피해까지 겹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추산되는 수해 규모만 해도 큰데, 태풍으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까지 겹치면 예비비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과거에도 수해가 심각했을 때 추경을 편성한 전례가 있다. 지난 2002년 태풍 ‘루사’ 때는 4조1000억원, 2006년 태풍 ‘에위니아’ 때는 2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해 수해 극복에 썼다. 2006년 집계된 태풍 피해 규모는 1조5259억원이었다.
◇이번에도 거대 여당이 밀고 정부는 도장만 찍나
정부 안팎에서는 4차 추경이 편성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재부가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여당에서 밀어붙여 결국 집행된 정책들의 선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초 긴급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지급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기재부는 소득 하위 70%에만 지급하자고 했다. 하지만 총선을 앞둔 더불어민주당에서 전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강력 주장했고, 결국 기재부는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을 선언하고 뜻을 굽혔다. 그리고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12조20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을 편성했다.
이번에도 민주당에서 추경 카드를 먼저 꺼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2002년 태풍 때 4조1000억원, 2006년 태풍 때도 2조2000억원 추경을 편성해 투입한 경험이 있다"면서 "현재 남은 예비비로 어렵다면 선제적으로 추경을 검토하고 정부에 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는 같은 날 "빠른 시일 내에 고위 당정협의를 거쳐 피해 복구를 위해 예비비 지출이라든가 추경 편성이라든가 필요한 제반 사항에 대해서 긴급하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정의당도 거들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이날 "특별재난지역을 피해 규모에 대응해 확대하고, 신속하게 국회를 열어 재난 피해복구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재부도 공식적으로는 4차 추경을 전혀 검토하지 않는다면서도, 내부에서는 이를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 내 실무 부서가 회의를 갖고 업무를 배분하며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August 11, 2020 at 07: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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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만에 4차 추경 가능성 솔솔... 기재부 또 백기 들까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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