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충격 더 클 것…코로나 풍토병化 가정한 정책 수정 필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대유행 조짐이 나타나면서 고용 부진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방역단계를 다시 강화하면 경제활동이 멈춰설 수 있기 때문이다. 외출 등이 제한되면서 이미 최악의 상황인 대면 서비스업 고용이 더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코로나19 1차 대유행 때와는 달리 현재는 정부의 대응력마저 소진된 상황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실업급여 수급액이 3개월째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고용보험기금 고갈이 우려되고 있다. 고용안정지원금 등을 확대할 만한 재정여력도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13일 이후 닷새 동안 코로나 확진자가 1000명 가까이 나오는 재유행 조짐이 고용부진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12일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수는 2710만6000명으로 지난해 7월보다 27만7000명 줄었다. 지난 3월(-19만5000명) 이후 5개월 연속 취업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정부는 취업자수 감소폭이 지난 4월(-47만6000명), 5월(-39만2000명), 6월(-35만2000명)에 비해 축소되는 흐름이라는 점을 들어 ‘고용개선’
이라고 평가했었다.
그러나 코로나 2차 재유행은 취업자 감소 등 고용부진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방역단계 강화에 따라 경제활동이 축소될 경우 대면서비스업 고용이 즉각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경기에 후행하는 고용지표 특성상 코로나 확산이 극심했던 2,3월의 영향을 받는 4,5월 취업자수 감소가 가장 컸던 것도 그때문이다. 재개됐던 노인 일자리 등 공공일자리 사업도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 관계자는 "그간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 교육, 숙박, 음식점업 등 대면 서비스업의 고용 상황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재택근무를 할 수 없는 일자리, 당장 먹고사는 데 영향이 적은 비(非) 필수 서비스 일자리 등 이른바 ‘고용 취약성’이 높은 일자리가 전체 2700만개 일자리 중 35%(945만개)에 달한다. 당장 코로나에 타격을 받는 일자리가 이 정도이고, 대면 접촉이 필수여서 장기적으로 감염병에 취약한 일자리까지 감안하면 전체 일자리의 절반에 가까운 46%(1242만개)가 코로나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지난 16일 서울·경기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이는 코로나 1차 대유행이 진행되던 지난 2, 3, 4월과 동일한 수준이다. 아직은 헌팅포차, 대형학원 등 고위험시설의 영업을 막지않고 대형 모임·행사도 자제하도록 ‘권고’ 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런 감염 추세가 지속되면 곧 ‘완전한 2단계’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2단계 방역조치 방안을 완전히 따른다면 고위험시설과 공공시설은 운영이 중단되고, 실내 50인·실외 100인 이상 모임도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필수적인 경제활동을 제외한 외출이나 외식 등 여타 활동이 축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응력 소진됐는데… 2차 위기 어떻게 막나
문제는 지난 상반기 1차 위기와는 달리 현재는 정부의 대응 여력이 제한됐다는 점이다. 정부가 앞서 세 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통해 고용지원에 나선만큼 지금은 재정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실업급여 예산 집행률은 올 7월까지 절반이 넘는 금액이 집행됐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7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1조1885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지급 건수 역시 83만3000건으로 사상 최대였다. 실업급여 지급액은 지난 5월(1조162억원) 최초로 1조원을 돌파한 뒤 지난달(1조1885억원)까지 역대 최대를 연달아 갱신하며 세 달 연속 1조원대를 돌파하고 있다. 고용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고용보험기금 고갈까지 우려된다.
올 1~7월 실업급여 지급 총액은 6조7220억원이었다. 정부가 올해 마련한 실업급여 본예산은 9조5000억원이었고, 여기에 지난달 초 통과된 3차 추가경정예산에서 3조4000억원이 ‘긴급 수혈’돼 올해 총 실업급여 예산은 13조원에 육박한다. 이 중 7월까지 절반이 넘는 금액이 집행된 것이다.
실업급여 지급액이 급증하면서 고용보험기금 누적 적립금 감소세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실업급여와 고용안정, 직업능력개발까지 포함한 고용보험기금 전체 적자폭은 작년 2조877억원에서 올해는 3조2602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17년 10조2544억원에 달했던 고용보험기금 누적 적립금은 올해 말 4조931억원까지 쪼그라들 것이란 전망이다.
재해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책정한 2조6000억원 가량의 예비비로 쓸 수 있는 자금이 거의 바닥났다는 점도 고민 지점이다. 정부는 코로나로 인한 병원 경영 지원, 마스크 수급 대책 등에 2조원 가량을 쓴 데 이어, 지난 7월 수해 피해 복구에 1조원 가량을 투입할 예정이다. 2차 대유행이 현실화될 경우 예비비를 통한 대응 여력은 매우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궁극적으로 4차 추경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 심각한 것은 2차 대유행에 따른 위기의 파급력이 더 크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엔데믹(풍토병)화(化)하면서 경제규모 자체가 축소되는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1차 유행이 대면 업종, 비정규직 등 ‘약한 고리’를 중심으로 타격을 줬다면 2차 위기의 경우 업종과 정규직 여부를 가리지 않고 타격을 줄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코로나 이후 경기가 예전과 같은 수준으로 회복된다는 시나리오인 ‘브이(V)자 반등론’에 기댄 정책을 수정해야 할 시점이라고 경고한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 종말과 동시에 경기가 회복하는 시나리오는 사실상 끝났다"면서 "정부 정책의 가정을 통째로 바꿔 재정계획 등 모든 것을 수정해 장기계획에 충실해야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정부 재정의 힘이 필요한 시점이기에 재정 집행을 최대한 효율화하는 등 재정계획을 새로 짜야한다"면서 "현금살포 등 단기성 정책이 아닌 비대면 인프라·일자리 등 엔데믹 시대에 맞춘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ugust 18, 2020 at 01:05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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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2차 대유행 조짐… 고용시장에 2차 충격 오나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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